본문 바로가기
일상 이야기/일상 이야기 나의 이야기

나의 중소기업 직장일기 #6. 우리모두 붓다의 마음으로(feat. 무소유를 지양하자)

by 적투 2018. 7. 15.
반응형

나의 중소기업 직장일기 #6. 우리모두 붓다의 마음으로(feat. 무소유를 지양하자)




ep. 6


"부장님, 저 오늘 병원좀 들렀다 가겠습니다. 1시간정도 늦을것 같습니다."

"왜? 어디 다쳤어?"

"네, 어제 좀 다쳤습니다. 근데 주말에 치료도 했고 오늘은 그냥 상처 소독만 하고 가면되서 금방 가겠습니다."

"그래, 알았어 빨리와."


한시간 뒤

"다녀왔습니다."

"어 왔어? 헉, 뭐야?! 얼굴이 왜그래?"

"좀.. 넘어져서 다쳤습니다. 하하"

"아니 좀 입원해서 쉬어야 하는거 아냐??"

"그러고 싶은데... 아시잖아요. 어짜피 입원해도 못쉬어요."

"아.. 그렇지. 어짜피 병원에서도 못쉬지."




#1 아프면 서럽다.


 아프면 서럽다. 특히 혼자 살면서 이 더운 여름에 아프다니, 다치다니... 어디다 얘기할 곳도 없고 참 서럽다. 제법 심하게 다쳐서 얼굴 성형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심하게 다쳤다. 하지만 입원도 못하고 딱히 입원할 만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입원을 해도 문제다. 차라리 꼭 입원해야 할 정도가 아니라면 회사에 출근하는게 훨씬 덜 괴롭다. 어짜피 입원 해서도 일해야 할 거 그래도 사무실 컴퓨터라도 있으면 좀 편하니까. 서류 업무는 컴퓨터로 하는 일이라지만 대부분의 일이 스케줄 잡고 발주하고 회의하는 일인 나로서는 어짜피 전화로 다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이다. 거의 콜센터 직원만큼 전화를 많이 할 뿐이지. 많은 날에는 하루에 200통 가까이 통화한적도 있다. 전화 한번 오래 잡고있으면 부재중 전화가 3~4통씩 찍혀있는 것은 기본이다. 휴대폰 요금제도 무제한으로 바꾼지 오래됬다.


#2 내겐 가질수 없는 너 : 연차, 병가


 우리회사는 연차 뭐 그런거 없다. 여름휴가도 2일정도밖에 안주니까. 그래도 올해는 광복절을 끼워서 5일동안 놀러갈 수 있다는걸 위안으로 삼고있는 중이다. 눈치보여서 연차는 어짜피 쓰지도 못하고 아파도 눈치보여서 나와야한다. 사실 눈치보다 전화가 너무 많이와서 죽을거같으니 차라리 18시까지 18,18거리면서 버티다가 집에 일찍 퇴근한다. 18...1..8 생각해보니 이른퇴근도 아니고 그때나 정시퇴근 해보는거지. 아플때나 한번씩 정시퇴근 하는게 가능한 회사이다. 뭐.. 이사님이나 대표님은 쉬라고 하시지만 쉬어도 쉬는게 아니니 그냥 정시퇴근시간까지는 일하는 편이 훨씬 맘이 편하다. 


#3 무소유를 지양하자

 

 지양과 지향의 차이정도는 알고 있다. 절대로 오타가 아니다. 지향 잘못쓴거 아니다. 무소유는 개뿔. 돈많고 시간많으면 편하고 잘산다. 아픈데도 나와서 일해야하다니. 우리모두 무소유는 저리가라 그러고 욕심내자. 휴가든 뭐든. 난 우리회사 직원들 휴가쓴다그러면 두손들고 환영한다. 책임자라 중간결제 내주는데 대표님한테 가서 휴가 내달라고 내가 사정을한다. 

 

 열심히 일을 하다보니 문득 친구 생각이 들었다. 내 친구 중 한놈은 정말 열심히 일했다. 15살때부터 알바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모 운동복 메이커 매장 하나와 등산복 매장 하나, 총 두개 매장의 매니저이다. 거의 오너나 마찬가지인 매니저인거다. 하루종일 일만하고 어느 해에는 365일중 365일을 일하는 해도 있었다. 내가 대학다니면서 연애하고 놀러다닐 때 그 친구는 열심히 일해서 돈벌고 지금은 벌써 집도사고 모 외제차를 타고다닌다. 


 그런데 이 친구가 얼마전에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생각보다 많이 안좋아졌다. 근데 다른 한 친구는 원래 집에 돈이 많았다. 좋은 직장에 들어갔고 좋은 차를 타고다니며 좋은 생활을 하고있다. 생활 수준은 둘이 비슷비슷 한데 한쪽은 자수성가이고 한쪽은 원래 돈이 많은 아이였다. 뭔가.. 자기 잠, 몸, 시간을 희생해서 이룩한 친구를 보고있자니 저렇게 열심히 살면 성공하는 구나 싶다가도 몸이 축나서 결국 저렇게 되는구나 싶기도 하다. 그 친구를 본받아 지금 나도 주말출근,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일하는 중이지만.. 이젠 좀 두렵기도 하다.

반응형